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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세우신 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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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수많은 교회들이 세워져 있지만 한적한 시골 산기슭에 자그마하게 서있는 교회는 우리 마음의 고향과 같은 느낌을 준다. 특히 지중해의 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해변 가에 서있는 빨간 지붕의 작은 교회를 보면 고요한 아름다움에 내 마음까지 깨끗해지는 것 같다.
중세의 고딕성당을 비롯하여 규모가 큰 교회들도 많기는 하지만 이전의 화가들이 교회를 그릴 때에는 대개 마을의 작은 교회를 많이 그렸다. 여기에 소개하는 그림들도 모두 자그마한 교회를 소재로 한 것인데 반 고흐(1853~1890)와 20세기 초의 파리화파의 모리스 위트릴로(1883~1955)의 작품들이다. 이 두 화가들은 모두 인생이 힘들고 고통 가운데 보낸 점에서 공통되지만 그들의 그림은 현실과는 다른 아니 현실을 초월하여 마음에 그리던 평화로운 세상을 구현하는 상상의 이미지로서 교회를 보여주고 있다.
교회는 예수님이 머리이시고 우리는 그 지체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통해 교회를 세우시고 주님의 몸 된 교회에서 예배가운데 쉼과 평안을 얻는다. 주님께서 함께 하심으로만이 우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며, 어두움을 밝히고 맛을 잃고 썩어져가는 곳들에 맛을 내며 정결케 하는 삶을 살아 갈 수 있다.
반 고흐는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기독교적 생활에 친숙했으나 교회를 많이 그리지는 않았다. 엄격하고 생활에서 모범적이었던 부친이 반 고흐의 예술적 기질을 잘 이해하지 못했기에 갈등이 심했지만 반 고흐가 기독교로부터 멀어진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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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오베르의 교회, 1890, 오르세 미술관
위의 작품은 생을 마치기 바로 전 마지막으로 거주하였던 파리 교외의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 있는 교회를 그린 것이다. 이 교회는 지금도 남아 있는데 반 고흐는 자신의 독특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반 고흐는 이 고풍스런 교회를 곡선적이고 조각처럼 예쁜 형태로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아름다운 색으로 천상의 궁전과 같이 변형을 시켰으며 천국과 같은 파란 하늘과 대비되는 아래의 노란 꽃들과 두 갈래의 길은 꿈의 세계이기도 하다. 그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두 갈래의 길은 마치 선택을 강요하고 있는 듯한데 곧이어 반 고흐는 생을 정리하는 선택을 하여 비극적 결말을 가져왔다. 그림이 거의 팔리지 않던 당시의 상황은 고흐에게는 너무도 힘든 나날이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품의 작가가 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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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트릴로, 코르시카 섬의 교회, 1912, 파리 개인소장
위의 위트릴로의 그림은 코르시카 섬에 있는 작은 교회를 그린 것이다. 낮은 구릉 아래에 서있는 하얀 교회 역시 우리가 지중해 지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교회이다. 위트릴로는 이러한 평범하고 작은 교회들을 많이 그렸지만 현실에서는 반 고흐 못지않게 힘든 생을 살았던 인물이다. 사생아로서, 제대로 대우를 받으며 자라지 못해서 젊을 때 방탕한 시절을 보내기도 하였으나 자신의 삶과 다르게 깨끗하고 아름다운 작품들을 많이 남기고 있다.
현실이 우리를 힘들게 할 수가 있다. 하지만 영원한 천국에 소망을 두고 이 땅을 나그네로 살아가는 우리들은 믿음을 통해 이겨나갈 수 있다. 작가들의 마음속에 그려진 교회의 모습 또한 영원을 바라는 소망의 표현이 아닐까? 이 땅의 교회인 우리들도 외형적 규모나 시설을 자랑하기보다 어떻게 참다운 신앙인으로서 살아가야 하는가를 늘 점검해야 할 것이다.
한정희 교수(홍익대 미술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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